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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트, 신체의 뿌리를 강화하다

by 김운명씨 2023. 2. 6.


맨몸운동에서도 스쿼트는 중요하다.


맨몸운동은 주요 동작 전반이 상체 운동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플란체, 프론트 레버와 같은 다리를 띄워올리는 등척성 동작들의 경우에도 하체 근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강력한 상체의 힘이 훨씬 주된 동작 성공의 요인이 됩니다. 사정이 그러하다보니 맨몸운동을 다년간 수련하신 상급자 분들의 경우에도 하체 운동을 따로 챙기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저 역시 작년 초까지만해도 하체 훈련을 루틴에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의 몸은 유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신체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런 신체의 특성을 무시한 채 좋아하는 영역, 좋아하는 동작들 위주로 훈련을 한다고 하면 우리는 과연 균형잡힌, 수행 능력이 뛰어난 신체를 갖게 될 수 있을까요? 세상 모든 것에는 예외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말 할 수는 없겠으나 일반적인 경우에 그러한 선택은 신체적 잠재력을 다 끌어내지 못한 상태에 남도록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맨몸운동에서의 하체의 경우 상체 전, 후면 한쪽 편향적으로 훈련했을 때 불균형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훈련을 하지 않아도 신체적 통증과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키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더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체에 위치한 허벅지의 경우, 우리 몸 전체 근육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을 자랑하는데다 허벅지와 둔근이 워낙 대근육 군집인 탓인지 하체 훈련을 할 경우 상당한 양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근육의 성장과 테스토스테론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비대에는 관심이 전혀 없고 스트렝스 향상만 시키면 된다'는 특수한 입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하체 훈련은 거의 필수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 근육의 비대는 하체를 무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맨몸운동 고급 스킬 수행을 어렵게 만듦으로써 방해 아닌 방해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건 정말 좋은 하체가 되었을 때에나 적용이 되는 이야기이며, 그런 걱정을 해야할 정도로 하체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꽤나 고중량으로 지속적인 스쿼트를 해야한다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들께 해당될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종류의 걱정 때문에 스쿼트를 기피하고 계시거나 단순한 귀찮음으로 미루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 훈련 때부터는 스쿼트를 루틴에 꼭 넣으보시기를 권합니다.


이왕이면 스쿼트는 중량으로


첫 번째 포스팅에서, 근육과 근력이 성장하는 원리는 외부 중량물을 다루느냐 아니냐에 있지 않고 신체에 적절한 부하를 가해 강력한 수축을 발생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맨몸운동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중량물을 통해 저항을 만들어내지 않고 우리 몸의 각도와 중력을 활용하여 강력한 저항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디빌더와 같은 몸이나 파워리프터와 같은 괴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맨몸운동으로도 충분하는 말씀까지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사실 상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맨몸운동의 주요 운동이 신체 중 어떤 부분의 발달에 주안을 두고 있는 지를 잠시만 생각해보시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금방 알게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맨몸운동에는 강력한 하체 운동이 전무합니다. 한 다리로 수행하는 피스톨 스쿼트가 있기는 하지만 피스톨 스쿼트 역시 초보자나 이제 막 중급자 수준이 된 이들에게나 강도 높은 운동이지, 그 이상의 수준까지 레벨을 올린 사람들에게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혹 피스톨 스쿼트보다 좀 더 강도 높은 하체 운동이 있다 해도 상황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체중은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중 증가를 통해 저항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체는 상체에 비해 각도 조절을 통한 부하를 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도 처음에는 강력한 자극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 동작에 역시 신체는 금방 적응해버릴 것입니다. 적응을 한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정체가 일어날 것이고, 다른 방법을 연구해 새로운 동작을 시도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중량 스쿼트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라면 그건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에 지나지도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외부 중량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오로지 맨몸으로만 훈련을 하겠다는 입장을 가진 분이 아니시라면 중량 스쿼트를 꼭 시도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스쿼트를 할 수 있는 랙을 구비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저도 집에 랙을 설치해놓았습니다) 중량 스쿼트라고 해서 꼭 집에 랙을 들여놓아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량 조끼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요즘에는 2-24kg, 5-41kg까지 무게를 바꿔가며 쓸 수 있는 '무게조절 덤벨'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해서 스쿼트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물건들을 공수하는 것도 어려우시다면 집에 있는 튼튼한 가방에 각을 잘 맞춰서 책이나 무게가 좀 나가는 물건들을 한 가득 넣고 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가방은 물건을 고정할 수 없어 균형이 잘 잡힌 훈련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활용하실 거라면 물건을 최대한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서 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중량 조끼나 책가방을 활용한 중량 훈련은 비단 스쿼트 뿐 아니라 푸쉬업이나 풀업 훈련에도 적용해볼 수 있으니 맨몸으로만 하는 훈련이 좀 심심하게 느껴질 때 한 번씩 해보시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훈련을 경험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가지 팁들을 드리고 싶어 말이 좀 길어졌는데 이제 그만 결론을 짓겠습니다. 점프 스쿼트, 피스톨 스쿼트도 훌륭한 동작들이지만 그 한계가 명확한 것 또한 분명합니다. 그러니 중량물에 혐오 수준의 감정을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니라면 중량 스쿼트를 한 번 시도라도 해보세요. 해보지도 않고 거부하는 것과 경험해보고 거부하기로 선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말씀드린 이야기들을 천천히 곱씹어보기를 바라시면서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